그간의 여행 기록을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막막하지만, 그래도 내가 그렇게 고대하던 유럽여행인지라,
기록으로 소중히 간직해야할 것 같아서 이렇게 여행기를 시작한다.
10월 8일 밤 런던행 비행기를 타고 런던으로 출발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심신이 무척 지치고 피곤한 상태였기에
과연 이 무리한 여행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 정도 였으나,
막상 비행기에 오르니 무척이나 설레였다.
서른이란 나이에 그토록 가고 싶던 유럽 여행은 웬지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미국 경기가 점점 나빠지고 있는 시점에 여행이라 비록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았지만,
내가 걱정하고 염려한다고 달라질 일도 아니며,
오히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느끼는 것이 앞으로 나를 더 발전 시키는 일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오래전부터 꿈꾸던 유럽을 직접보고 하나님께서 어떤 마음을 주실지 너무나 설레였던 것 같다.
다녀오고 나서는 누구나 그렇듯, 이전에 문제는 하나도 해결 된 것이 없고, 경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예술가로서 유럽을 다녀오지 않고 어떻게 작업을 할 수 있는가 싶을 정도로,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언젠가는 반드시 해야할 일을 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런던에 도착한 처음 느낌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아니 사실 화가 날 정도로 기분이 나빴다.
입국 심사대에서 만난 공항 직원 때문이였다. 미국도 워낙 심하니깐, 별로 심각하게 생각지 않았는데,
원래 영국은 입국 심사 통과하기가 워낙 어려운 나라라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사소한 것들까지 하나하나 물어보니, 마치 사생활을 침해당하는 것 같아서 무척 기분이 나빴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 런던에 며칠 지내다 보니,
이영국이란 나라는 지나칠 정도로 테러에 패닉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곳곳에 감시 카메라, 사소한 데에서도 지나친 검문.
이러한 철저함이 여러번 테러를 미리에 방지했다는데 무슨 할 말이 있으랴.
결국 귀찮기는 했지만, 나중에는 덕분에 오히려 안전하다는 느낌마져 들었다.
첫날은 시차때매 너무 피곤해서 집안에 있었던 것 밖에는 한일이 없어서 사진이 없고,
둘째날 부터 본격적으로 런던 시내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날씨가 엄청나게 좋아서, 기대한 런던의 느낌과는 너무 달랐다.

마치 뉴욕에 타임 스퀘어와 비슷한 느낌을 주던 피카딜리 서커스.
런던 시내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 가다가 결국 길을 헤매는 중에 찍은 사진.
결국에는 못찾고, 런던 시내 지도를 하나 구입했다.
첫눈에 나를 사로잡아버린 빅벤. 가장 런던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 런던에서 빅벤 사진만 백만개.
하지만 정말 우연스럽게도 내가 런던와서 가장 먼저 간 곳이 바로 이곳이다. 런던 국회 의사당.
중후한 건물에 매료되어 입구를 찾았는데, 무료라며 입장하라고 친절하게 알려줘서 들어온 곳.
나중에 알고보니 막상 국회의사당 안을 방청하려면 회기중이여만하고 워낙 관광객이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하는데 나는 너무 쉽게 들어와버렸다. 안에 들어오면 이렇게 오래된 교회 느낌의 건물이다.
웅장한 고딕 양식에 어울리는 스테인 글라스. 여기까지만 사진 촬영이 된다.
내부는 또 삼엄한 검문을 통과 정말 신기하게도 국회에서 벌어지는 토론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이날의 주제는 인터넷 상에서의 사생활 정보 보호에 따른 법안에 관한 것이였다.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였지만, 당시 나는 런던 여행 첫날이였기에,
다른 것들을 놓칠까 분주한 마음에 얼릉 보고 나왔던 기억이 있다.
나오는 길에 크롬웰 동상도 보고, 사실 빅벤 앞에 사진 찍고 싶었으나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서 ㅠㅠ
바로 오늘 내가 가장 보고 싶던 웨스터민스터 사원. 이곳이 입구로 들어가는 쪽이다. 본의 아니게 3번이나 방문한 웨스터민스터 사원. 수도원이기에 실제로 관광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았다. 영국에 왕실과 유명한 이들의 무덤은 다 이곳에 모여있었기에 경건하고 숙연해지는 시간이였다. 오디오 가이드로 나오는 헨델에 메시아를 이곳에서 들으며 눈물이 날만큼 감동적이여서 결국 주일날 다시 와서 공연을 보게된다.
웨스터민스터 사원 뒤로 나왔을 때 모습. 고딕 특유의 정교함과 웅장한 아름다움 또다른 모습이다.
웨스터민스터 사원을 나와서 반대방향인지라 걸어가다 시내 건물 모습들. 여기서 길을 좀 헤매였다.
우연히 지나간 길인데 학교들이 모여있는 곳 같았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지나다니고, 마치 헤리포터를 보는 기분 같았다.
붉은 벽돌의 영국풍 건물들과 빨간 이층 버스. 런던 느낌이 나는 예뻤던 골목.
길을 돌아돌아 다시 웨스터민스터 사원이 보이는 큰길을 만났다. 뒷편에서 보아도 아름다움.
가장 관광객들이 거리에 넘쳐났던 국회의사당 앞 거리. 300미터라니 건물이 꽤나 길다.
이렇게 웨스터민스터 사원과 빅벤은 바로 길 건너편에 마주보고 있었다.
멀리보이는 런던 아이와 빅벤. 전형적인 런던을 대표하는 이미지인가?
빅벤을 지나 다리를 건너니 런던아이 타는 곳이 나온다. 다리 위로 역시 관광객들 천지였다.
날씨가 너무나도 좋아서 런던 시내를 한눈에 볼 겸 유람선을 타고 템즈강을 건너기로 마음 먹었다.
유람선에서 바라본 빅벤 국회의사당 모습. 여기저기 고전적인 오래된 건물들.
밀레니엄 다리였던 것 같다. 다리밑으로 지나가는 유람선들...
고전적인 건물들과 상반된 동쪽에 자리잡은 마치 미래 도시가 연상되는 최첨단 건물들. 바로 유람선을 타고 보는 런던은 고전과 현대가 묘하게도 적절히 조화된 도시이기에 참으로 매력적이다.
유람선에서 내려 유명한 타워브릿지를 바라보며...
멀리서 바라본 타워 브릿지. 아쉽게도 한쪽편이 공사중이였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
오래된 중세 성의 모습을 간직한 런던 탑.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웠다.
런던 탑 주변, 많은 사람들이 한가로이 거닐고 있었고, 멀리 보이는 시티지역의 은행의 모습들...
해질녘이 다되어서 나는 결국 꿈에 그리던 이층 버스를 타보았고,
퇴근시간이라 무지하게 막히는 런던 시내를 경험했다.
그리고 런던 여행 첫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혼자 런던 시내를 여행하였다.
워낙 길치라 조금 헤매였지만, 언어 때문인지 웬지모르게 낯설지가 않은 그런 도시였다.
처음 와봤지만, 전혀 낯설지 않은 익숙함 때문인지 비록 이국적이진 않지만 편안하게 다가온 도시
바로 런던...